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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 어떻게 할까요? | 2011년 9월호 38쪽

 저는 사랑스런 아내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딸을 둔 45세 가장입니다. 제게는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지친 몸을 이끌고 직장에서 돌아와 잠시 TV를 보면서 쉬려 하거나, 주말에 늦잠을 자면 아이들은 같이 놀아 주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그러면 아내는 또 아버지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짜증을 내거나 비난합니다. 요즘 같아서는 직장에서는 스트레스 받지요, 집에 오면 아내와 아이들에게 시달리지요, 몸이 몇 개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도대체 제가 쉴 곳은 어디인가요? 어떻게 해야 빵점짜리 남편과 아버지를 모면할 수 있을까요? 요즘은 우울증도 오고 답답합니다. 박사님, 좀 도와주세요.
 
 직장 스트레스에다 집에서는 식구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많이 힘드실 것 같네요. 특히 우리나라 아버지들은 직장과 가정에서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심리적으로 샌드위치가 된 기분을 많이 경험합니다.최근에는 어머니의 역할 못지않게 아버지의 역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자녀들의 어린 시절에 안전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자녀의 자존감 및 대인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최근 연구가 있습니다. 이에 발맞추어 아버지학교, 행복 뿌리 찾기, 각 교회에서 주관하는 좋은 아버지 되기 위한 프로그램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과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_ 21세기에는 아버지에게 양성적인 역할이 필요합니다. 전통적으로 남성은 돈을 열심히 벌고, 가정의 중요한 결정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였고, 가사는 아내에게 맡기고 심한 경우, 집에서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여성은 가사와 자녀 양육을 전담하면서 남편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했습니다. 그러나 사회 심리학자 센드라 벰은 남성이나 여성이나 자신의 전통적인 성 역할만이 아니고 상대의 성 역할도 할 수 있는 양성적인 성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남성이 회사에 다니지만, 가정에서 요리 및 가사도 할 수 있고, 여성도 가사를 맡지만, 남성이 하는 일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남자이니까 집에서는 아내가 차려 주는 밥을 먹어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얼마든지 깰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성의 70퍼센트가 맞벌이를 하는 상황에서 남성은 직업이 있지만, 가정에서도 완벽한 주부 역할을 할 수 있고 해야 한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즉 남편이 가사를 도와준다는 생각은 전통적인 성 역할의 태도이고, 가사 역시 아내가 요구하지 않아도 남성이 당연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양성적인 성 역할 태도입니다. 미국이나 서구의 많은 남성은 가정에서 자신들만의 잘하는 요리가 있고, 자녀를 공통으로 양육하는 양성적인 남성 역할 속에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 남성들도 돈도 벌 뿐 아니라 가정에서는 가사도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특기 요리 하나 정도는 잘할 수 있는 양성적인 남성이 되었으면 합니다.

 둘째 _ 남편으로서 아내의 든든한 정서적인 지지자가 되어야 합니다. 아내가 시어머니에게 효도하고, 자녀들을 잘 보살펴 주기를 바라는 것이 남자의 심정입니다. 아내가 이렇게 되려면 남편이 아내에게 정서적인 안정감과 신뢰감을 줄 수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아내에게 심리적, 신체적인 스트레스를 주면서 최상의 역할을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아내에게 자주 애정을 표현하고,절대로 아내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항상 심어 주어야 합니다.

 셋째 _ 아버지로서 자녀에게 긍정적인 자존감을 키워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자녀에게 자장 중요한 자원은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과 자신감입니다. 자녀의 자신감은 부모님, 특히 아버지가 자녀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적절하게 해 줄 때 형성됩니다. 흔히 자녀가 잘 하면 속으로 즐거워하고 잘못하면 따끔하게 나무라야 한다는 자녀 지도법은 현대에는 잘 맞지 않습니다. 자녀가 잘하면 칭찬과 격려를 해 주고, 실수하면 같이 대화를 해서 다음에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넷째 _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야 합니다. 귀하와 같이 피곤해서 집에서 잠이나 자고 혼자서 TV를 보면, 많은 경우 가족들은 아버지가 수고해서 돈을 번다는 생각보다는 서운하게 생각하고 힘들어합니다. 가족을 잘 먹여 살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내나 자녀 입장에서는 “가족을 정말 위하면 돈은 좀 적게 벌어도 좋으니 가족과 시간을 같이 해 주고, 집에서 피곤하다고 짜증 내면서 온 가족을 긴장시키지 말아 주세요!”라고 요구합니다. 특히 어린 자녀들은 사춘기가 지나면 시간을 내 달라고 해도 부모들과 시간을 보내려 하지 않습니다. 하루에 일정한시간 자녀들과 질적으로 높은 시간을 보내시고, 자녀와 주말 데이트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다섯째 _ 아버지는 가정에서 정신적, 영적인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삶에 매달리다 보면 우리가 어디로 향해서 가는지 방향을 잃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항해하는 배의 선장처럼 우리 배가 어디를 향해서 얼마만큼 가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가족들과 공유해야 배가 좌초하지 않습니다. 물론 방향을 정할 때는 아내나 가족의 의견도 참조해야 합니다. 아버지는 종교 생활 면에서도 가족들에게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아버지들은 대체로 체면과 권위를 중요시하고 가족들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면 화를 내고 심한 경우에는 폭력까지 쓰는 분이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가족에게 희생과 배려를 통한 존경과 리더십을 발휘해야지 무조건 복종하고 순종하라는 리더십은 부작용이 많습니다.
 이 기회에 아내와 가족들에게 부탁을 드립니다. 당신 가정의 아버지, 남편은 완벽하지도 않고 아주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아버지의 부족한 면을 보더라도 불평 대신에 격려를, 실망 대신에 희망을, 비판과 평가 대신에 다음에 잘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세를 보여 주세요. 요즘 세상에 남자로 살기도 아주 힘듭니다. 자녀 앞에서 아버지의 체면을 살려 주고, 치켜 주고, 고쳐야하는 점들은 좀 부드럽게 말하면서 접근해 보세요. 남자가 강한것 같아도 가족의 인정과 칭찬에 굶주려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아버지는 아무리 힘든 일을 했어도 자신이 힘들게 번 돈으로 가족들이 즐겁게 먹고 일하는 모습을 보면 새 힘이 솟습니다. 우리나라의 아버지들이 무뚝뚝하고 애정 표현도 잘못하지만, 속마음은 항상 아내와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고 격려해 주세요.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삽니다.
 채규만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 (미국과 한국에서 활동하는 임상심리전문가), 한국임상심리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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