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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꽃밭 150년전에 주어진 건강기별과 과학적 증거 | 2014년 5월호 32쪽

몇 해 전 어느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의 ‘아빠는 왜?’라는 시 한 편이 대한민국 아버지들의 마음을 울렸다.
‘엄마가 있어서 좋다. 나를 예뻐해 주어서.
냉장고가 있어서 좋다. 내게 먹을 것을 주어서.
강아지가 있어서 좋다. 나랑 놀아 주어서.
아빠는 왜 있는지 모르겠다.’

 이 아이에게는 왜 아빠의 존재감이 냉장고나 강아지보다 못한 것일까?
 분명 아빠는 자기를 예뻐해 주는 엄마를 사랑하기 위해, 자기에게 먹을 것을 주는 냉장고를 채워 주기 위해, 자기랑 놀아 주는 강아지 개 사료를 사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일하고 있으련만 왜 아이에게 아빠의 존재감은 없는 것일까?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아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려 보게 했다. 놀랍게도 가장 많은 아이들이 그린 그림은 만 원짜리 지폐였다. 왜 아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돈’일까? 깊이 고민해 보니 그 이유를 알겠다. 초등학생 아이가 잠들기 전에 아빠가 집에 들어올 수 있을까? 거의 그렇지 못하다. 잠자리에 드는 아이는 엄마에게 묻는다.
“아빠는 왜 안 와요? 아빠 어디 갔어요?”
 엄마는 대답한다. “아빠는 돈 벌러 갔어.”
 아침에 아이가 눈을 떴을 때 아빠는 이미 새벽같이 출근하고 집에 없다. 잠에서 깬 아이는 또 엄마에게 묻는다.
 “아빠는 왜 또 없어요? 아빠 어디 갔어요?”
 엄마의 대답은 똑같다. “아빠는 돈 벌러 갔어.” 그나마 자녀와 함께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 주말이 온다.아빠는 함께 놀아 달라는 아이의 청을 무시하고 소파에 누워 잠을 자거나 친구를 만나러 나가 버린다. 나가는 아빠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놀아 달라고 애원하는 아이를 뿌리치면서 달래기 위해 아빠가 할 수 있는 일은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건네는 것이다. 물론 아주 극단적인 가정(假定)이기는 하지만 아빠의 자리가 돈으로 바뀌고 있는 슬픈 현실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전통적으로 아버지는 공급자와 보호자의 역할을 했다.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목숨 걸고 사냥을 했으며, 힘든 농사일을 감당했고 지금도 아버지는 그렇게 일하고 있다. 또한 가족을 보호하는 역할도 아버지의 몫이다. 그러나 자녀들의 마음에는 항상 그런 아버지보다 어머니가 자리 잡고 있다.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더 많은 것을 공급하지도, 보호하지도 않는데 왜 자녀들은 어머니를 더 그리워하고 애틋해하고 사랑하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아버지처럼 어머니도 공급자와 보호자 역할을 감당한다. 단 아버지의 것과는 다른 공급과 보호이다.아버지가 물질적 공급자, 물리적 보호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면 어머니는 감정적 공급자, 양육적 보호자 역할을 한다. 자녀입장에서는 자신들과 떨어져서 공급자의 역할을 감당하는 아버지보다는 자신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사랑으로 양육하는 어머니가 더 가까울 수밖에 없다. 자녀들의 마음에 아버지의 존재감이 지워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멀리 떨어진 물질적, 물리적 공급자와 보호자 역할만으로는 부족하다. 때론 가까이 다가와 감정적, 양육적 공급자와 보호자 역할을 함께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들의 마음에 아버지가 진정 자신을 위해 일하는 분으로 느껴질 수 있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우리 집은 새집을 짓고 집 앞마당에 작은 화단을 만들었다. 아빠와 함께 그 꽃밭에 채송화를 심으며 이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난다.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 채송화도 봉숭아도 한창입니다. 아빠가 매어 놓은 새끼줄 따라 나팔꽃도 어울리게 피었습니다.” 노래는 늘 1절 가사만을 부르고 끝났다. 이 노래는 여기가 끝인줄 알았다. 그런데 자라면서 우연히 보게 된 이 노래는 1절이 끝이 아니었다. 2절 가사는 다음과 같다. “애들하고 재밌게 뛰어놀다가 아빠 생각날 때는 꽃을 봅니다. 아빠는 꽃 보며 살자 그랬죠. 날 보고 꽃같이 살자 그랬죠.” 무언가 모르는 애잔함이 묻어나는 가사에는 사연이 있었다. 이 노래가 만들어진 때는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이다. 노래 가사 속에 등장하는 아빠는 아이와 꽃밭을 만들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쟁터로 나간다. 전쟁터에서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그리워하며 아이는 꽃밭을 본다. 비록 지금 아빠를 볼 수 없지만 아빠와 함께 만든 꽃밭은 그 아이에게 아빠의 존재를 느끼게 하는 넉넉한 공간이 된다. 현대를 살아가는 아버지들의 삶도 동요에 등장하는 아버지처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 나가 싸우는 사람과 같다. 때론 그 전쟁이 너무 치열하여 가족에게 돌아오지 못하고 자신의 존재감은 잊혀진 채 삶의 전쟁터에서 장렬히 전사하는 존재감의 상실을 경험하기도 한다. 오늘도 내 가정을 지키기 위해 삶의 전쟁터로 나가는 아버지들. 치열한 삶의 전쟁터에서 자신을 불사르며 일하는 아빠들의 존재감이 아이들에게서 사라지지 않도록 전쟁터로 나가기 전에 아이의 마음에 꽃밭을 만들자. 아빠가 보이지 않아도 아빠의 존재감을 잊지 않도록, 전쟁을 끝내고 돌아왔을 때 아이들이 활짝 핀 꽃과 같이 아빠를 보며 웃을 수 있도록….

 “아버지들이여, 그대들의 자녀들을 낙심케 하지 말라. …그들과 친해지라. 그들의 활동과 그들의 운동에 동참하여 그들의 신임을 얻으라.그들과 친구가 되되, 특별히 그대들의 아들들과 친구가 되라”(가정과 건강, 50).
 장사열
이음 가족커뮤니케이션센터 대표,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아버지교육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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