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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만보 권두칼럼 | 2014년 5월호 4쪽

 
 사색하며 걷기
 사색하며 걷는 것은 신체 건강의 유익뿐 아니라 한 사람의 삶에 성숙과 도약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쟝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는 그의 책 <고백록 : Les Confessions>에서 스위스 솔로투른(Solothurn)에서 파리(Paris)로의 걷기 여행을 회고하며 이렇게 기록하였습니다. “이 여행은 보름이 걸렸다. 나는 이때를 내 생애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들로 꼽을 수 있다. 나는 젊었고 건강했으며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나는 혼자서 걷기 여행을 하였다. 여러 가지 감미로운 공상들이 나의 동행이 되어 주었다. 내 뜨거운 상상력이 내게 이처럼 멋진 생각들을 안겨 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나는 한 번도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으며 이렇게 뿌듯하게 존재하고 살아 본 적이 없었다.” 자동차를 타고 빨리 달리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사물을 관찰하거나 사색할 겨를도 없이 대충 지나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현실을 살아가면서 직면하는 많은 문제들이 떠오르게 되고, 얽힌 실타래가 풀리듯 자기 성찰의 기회가 되어 삶을 관조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회피하고 싶었던 문제들을 직면할 용기를 얻게되어 사람들이 본질적으로 해결하고 싶어 하는 문제들에 대한 궁극적인 해답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산과 강과 나무들이 많은 경치가 아름다운 장소에 제자들을 가르치는 학교 ‘리케이온(Lykeion)’을 세웠습니다. 그는 학교 안에도 걸을 수 있는 긴 복도나 페리파토스(Peripatos)라고 불리는 산책로를 만들어 ‘걷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처럼 사색하며 걷는 것, 특히 홀로 사색하며 걷는 것은 세상사의 많은 문제의 해결에서 매우 효과적인 자극제가 되어 왔습니다.


  표선의 밤
 지난해 9월, 제주도 표선에서 열린 한 집회를 인도한 적이 있습니다. 집회를 모두 마치고 밤이 되었습니다. 그곳에 살던 한 목사님이 제게 숙소 인근에 새로 생긴 대형 리조트의 야외 정원이 좋은 산책 코스가 될 거라고 추천하였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가벼운 옷차림으로 갈아입고 숙소를 나섰습니다. 1킬로미터 정도 해변을 따라갔더니 그곳에는 정말 아름다운 불빛으로 수놓은 야외 수영장과 로맨틱한 분위기의 초대형 로비 등이 있었고,저는 간만에 도시의 분주함을 뒤로한 채 홀로 유유자적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우산도 없었고 숙소까지 뛰어가기에는 너무 먼 거리였습니다. 어차피 걸어가나 뛰어가나 비에 흠뻑 젖을 것은 뻔한 일이었습니다. “이래저래 비를 맞게 생겼군!” 혼잣말을 되뇌며 자의반 타의반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굵은 빗방울이 정수리를 마사지하듯 두드렸습니다. 어깨를 토닥이는 거센 빗줄기는 굉장히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비가 올 때면 언제나 우산을 펼쳐 들었기에 비 맞을 일이 전혀 없었고, 비가 오면 무조건 뛰어야만 하는 줄로 알았습니다. 신문지로라도 머리를 가리고 정신없이 뛰었기에 빗방울이 정수리를 두드리는 느낌을 경험한 지도 오래되었고, 어깨에 어떤 느낌으로 빗방울이 떨어지는지 생각할 겨를조차 없이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습니다. 비를 맞고 걸으니 여러 가지 느낌,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마를 타고 내린 빗줄기가 눈썹을 타고 흘러내리고 뺨에 와 닿는 느낌조차 신 나게 즐겼습니다. 어릴 적에나 하늘에서 내리는 비에 혀를 내밀고 맛을 보았을 뿐 최근에는 산성비다 뭐다 해서 비를 피해 다니기만 했지 비 맞는 즐거움을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혼자 걷다 우산이 없어 비 맞은 꼴이었지만 후두둑후두둑 발등에 얹힌 빗방울과 함께 제주 해변의 밤을 느릿느릿 걸었습니다. 오감이 깨어서였을까? 비 오는 밤! 나뭇잎에 빗방울이 부딪히는 소리까지 사랑스러웠고, 비에 젖은 풀잎의 축축한 냄새까지 좋았습니다. 바다를 향해 자리한 나무 사이에 놓인 벤치들도 찾는 이 없이 외롭게 젖었습니다. 10여 분 정도 걷다보니 그 빗속 해안가에 누군가 1인용 텐트를 쳐 놓고 작은 등을켠 채 그 속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스쿠터를 타고 제주도 여행을 하는지 스쿠터 1대가 텐트 곁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유난히도 빗소리가 크게 들리는 텐트 안에서 낭만을 노래하던 청년은 자신이 이 글의 한 소재가 될 줄은 꿈에도 모른 채 그 밤을 보냈을 것입니다. 뛰기만 하는 세상, 날 궁리에 여념이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걸어야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걸어야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걸어야만 생각할 수 있는 주제들이 있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흠뻑 젖은 옷을 욕조에 담그고 빨래를 하였습니다. 그날 밤 따뜻한 증기로 채워진 욕실에서의 샤워는 제 생애에 가장 상쾌했던 샤워였습니다. 비를 만지고 비를 느끼고 비를 맛보고 비를 맡고 비를 보고 들었습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의 사회학 교수인 다비드 르브르통(David Le Breton)은 그의 책 <걷기 예찬 : Eloge de la marche>에서 “걷는다는 것은 자신을 세계로 열어 놓는 것이다.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 발로 걸어가는 인간은 모든 감각 기관의 모공을 활짝 열어 주는 능동적 형식의 명상에 빠져든다. 그 명상에서 돌아올 때면 가끔 사람이 달라져서 당장의 삶을 지배하는 다급한 일에 매달리기보다는 시간을 그윽하게 즐기는 경향을 보인다.”라고 하였습니다. 비를 맞으며 빗속을 천천히 걸으며 악천후를 즐기는 동안 떨칠 수 없었던 고민들을 해결할 실마리를 발견하였고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았던 그 밤의 추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비가 오면 비에 젖기
 최근에 저희 회사에서 ‘행복한 가정 아카데미’ 안재순 원장을 초청하여 강연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녀는 강연에서 “비가 오면비에 젖기”를 강조하였습니다.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많은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것을 의미하고 그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입니다. 우리는 현시대를 살아가면서 현재의 내 능력으로는 도무지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많은 문제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대하는 태도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회피 하느냐, 직면하느냐. 그날 밤도 비가 오니 비에 젖었습니다. 비가 오니 잠깐 머릿속에 큰일 났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안 그래도 머리숱이 점점 적어져 가는데 어떡하지? 머리를 가릴 신문지도 없는데 어떡하지? 젖은 속옷은 정말 싫어!’ 등 더 많은 문제들을 스스로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비에 젖고 걸어 보자!’라고 마음먹은 순간, 마음은 편안해졌고 온몸으로 비를 느낄 수 있었고 걷지 않았더라면 볼 수 없었던 해변의 1인 텐트 곁을 지나며 그와의 낭만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 모두는 아픔을 겪습니다. 아픔을 겪을 때마다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있습니다. 우리 삶을 구속하고 얽매는 틀을 과감히 던져 버리고 용감하고 정직하게 그리고 냉철하게 문제에 직면하면 더 자유롭고 더 성숙한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인생의 문제들에 직면하고 헤쳐 나가는 사람은 그 짐이 점점 가벼워지지만 회피하려고 하면 삶의 크고작은 문제들은 끊임없는 파도처럼 우리에게 밀려옵니다.

 걷는 예수
 예수께서는 이 땅에 계실 때 “두루 다니시며”(마태복음 4장 23절) 사람들을 만나셨고 사람들과 섞이셨고 그들과 함께 걸으셨습니다. 때로는 홀로 걸으시며 깊은 명상과 사색에 잠기기도 하셨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시름과 걱정, 근심과 염려를 내려놓고 잠시 멈추어 서서 사물이나 현상의 본질을 깊이 생각하는 힘과 습관이 필요합니다. 절망스런 주변 환경으로 인해 조급해하지 말고 예수님께 우리의 고민을 내려놓고 느리게 걸으며 사색하면 다른 시각에서 우리 자신의 내면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시련이나 고난에 처할지라도 좌절하지 않고 오히려 좋지 않은 상황을 즐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의 전환을 꾀할 수 있다면 오히려 희망이 넘치는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더욱이 우리가 예수와 함께 걷는다면 신체의 건강뿐 아니라 영적인 유익을 얻게 되고 인생의 가장 큰 문제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발견할 수 있을 줄로 확신합니다. 오늘 밤은 시원한 빗줄기가 주룩주룩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샌들을 신고 우비를 하나 꺼내 입고어서 우중산책을 나가고 싶어 집니다. 그날 밤처럼.

 
 박재만
본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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