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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銀杏葉, 白果) |
약초와 건강 | 2010년 12월호 9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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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은행잎을 어디에 어떻게 먹으면 좋으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은행나무(Ginkgo biloba L.)는 암수 딴 그루이며 수나무가 100미터 내에만 있으면 암나무는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한다. 약용 부위는 노란 잎이 아니라 초록 잎으로 이를 은행엽(銀杏葉)이라 하고, 암나무에만 열리는 열매의 종피를 벗긴하얀 종자를 ‘백과(白果)’라 하여 이 두 가지를 생약으로 사용한다. 우리나라 전역 어디서든 잘 자라고 치명적인 병충해가 없어 농약 없이 재배할 수 있는 유일한 나무이다. 수명이 매우 길어 경제 수령의 한계(상주에는 450년 된 나무가 기념물로 정해짐.)가 없다. 수확할 때까지의 기간이 다른 과일 나무보다 상당히 긴 편이며(실생묘 : 20~30년, 접목묘 : 5~10년 정도) 전지 전정이 필요 없고 심을 장소만 확보되면 없애 버리지 말고 옮겨 심으면 된다. 열매 겉껍질에서 냄새(독성성분, 다른 동물로부터 종자 보호)가 많이 나며 종자 수확이 매우 쉽다.
은행엽(Ginkgo Folium)은 바이플라보노이드, 플라보노이드, 세스퀴테르펜, 테르펜락톤류인 디테르펜, 알칼로이드, 리그난 등이 함유되어 있어 약리효능이 다양하다. 은행잎 추출물은 오래전 독일(EGb 761)에서 개발되어 지금까지 꾸준히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동맥 혈관 확장, 모세혈관 신축성 증진, 혈소판 응집을 억제한다. 또한 조직으로의 혈행을 원활하게 하여 세포대사를 촉진한다.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심부전 증상이 있는 관상동맥을 확장시키며 심장 기능에 관여한다. 특히 디테르펜계의 징코라이드 B는 혈소판응집인자(PAF)의 작용을 억제함으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개선해 준다. 또 바이플라보노이드인 징게틴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그밖에 이 추출물은 항산화, 혈관벽 이완, 말초혈관 순환 촉진, 신경전달 촉진, 항염, LDL(저밀도지질단백)분해 촉진, 신경세포 보호 작용, 특히 뇌신경세포 보호 작용(기억력 개선)이 뚜렷하다. 은행잎추출물(예 : 징코민)은 이미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성식품으로 개발되어 있으므로 혈액순환 촉진 작용이나 뇌기능 개선을 위해 장기간(6개월 정도) 복용하는 것이 좋으며 노화를 확연히 지연시킬 수 있는 좋은 제품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초록색(가을)일 때 은행잎을 채집하여 말려서 가루를 만들어 두었다가 하루에 두번 3그램씩 그대로 또는 물에 타서 마시면 좋은 건강보조제(혈관 또는 신경질환 예방 및 치료)가 될 수 있다. 또한 은행나무 종자인 은행(白果)을 구워 먹거나 달여 먹으면 천식이나 기침을 다스릴 수 있다. 이미 백과가 기침에 잘 듣는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으리라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 공원수나 가로수로 많이 심고 어디에나 흩어져 있는 은행나무는 가구재로도 훌륭하며,버릴 것이 없는 소중한 나무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은행엽과 백과에도 부작용을 일으키는 독성성분 징콜린산(ginkgolic acid)이 함유되어 있어 한 번에 많이 사용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개발된 제품에는 아주 소량(5ppm)을 허용하므로 문제가 되지 않으나, 우리가 잎이나 백과를 그대로 사용할 때는 1회 사용량을 항상 주의해야 한다. 또한 종피에 있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도 피부에 닿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약학 박사, 삼육대 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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