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 혹은 성격이라는 것은 태어나부터 살아 가며 장기간에 걸쳐 형성 되는 것이다. 최근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태어나기 전부터 결정되는 성격 부분도 있는데, 이를 기질(temperament)이라고 한다. 그래서 같은 부모 밑에서 태어나고 자라도 형제 사이에 성격상 차이가 많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살아 가면서 겪게 되는 외부 환경과의 교류, 즉 스트레스와 다양한 체험들이 성격을 형성한다. 특히, 어릴 때 아이의 행동에 부모가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가가 아동의 향후 행동과 성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우리는 누구나 인격 성숙을 지향한다. 더구나 부모 입장에서는 자신의 성격 특성이 곧바로 자녀의 성격과 정서, 정신과 신체 발달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다른 어떤 부분보다 성격은 자신의 의지로 단기간에 쉽게 바뀌지 않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필자는 전혀 변화할 수 없을 것 같던 부모가 자녀를 위해 성격을 바꾸려고 그 한계에 도전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자녀를 위해서는 성격도 바꿀 수 있는 것이 바로 부모인 것이다.

 저명한 소아정신과 의사 러터(M. Rutter)의 연구에 따르면, 부모가'지나치게 허용적'이라면 자녀는 향후 제멋대로의 성격, 혹은 스트레스에 쉽게 좌절하는 성격으로 확률이 높다고 한다.' 너무엄격하거나통제적'이라면자녀는강박적 성격, 즉 무엇을 하고도 눈치를 보거나 당당하지못한성격으로자라며,' 무관심한'부모 아래서는 향후 학습 부진, 행동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하였다. 반면에 자녀가 자신감과 자기 확신감을 갖는 안정적 성격으로 발전하기 위한 부모의 성격 특성은'상호 존중적(reciprocal)'이라고 하였다. 즉 부모가 자녀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가능한 한 먼저 아이의 의견을 물어 준다면 자신감 있는 아이로 크게 된다.

 부모들도 어려서 자신의 부모와의 경험들이 현재의 성격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많이 미친 것이 사실이다. 좋은 경험을 많이 한 부모들은 자녀를 키울 때 더욱 유리하다. 대를 이어 반복 되는 부모·자녀 관계 특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자신이 좋은 경험을 많이 못했거나 오히려 부모로부터 심한 대우를 받았더라도 자녀에게 이를 반복하라는 법은 없다. 무심코 반복하는 경우(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많이 맞고 자란 부모는 자녀를 많이 때림)는 미숙한 부모라고 할 수 있다. 성숙한 부모는 자녀가 자신의 아픈 경험을 하지 않게 하려고 애쓴다.
 우선 부모는 자신의 성격 특성을 좀 더 정확히 알기 위하여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부부간에 서로 장단점을 물어 보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소아정신과 클리닉(우리나라 경우, 소아정신과 전문의는 모두 성인정신과 전문의이기도 함)을 방문하여 심층 상담과 간단한 심리 검사(다면적 인성 검사)를 받아 본다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www.child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