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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젖꼭지 권두칼럼 | 2010년 10월호 4쪽


 아기를 업은 여인들
 착하디 착한 우리네 이웃을 한평생 줄기차게 그리다가 간 ‘한국의 밀레’ 박수근 화백의 기념관을 보고 싶어서 양구를 찾았다. 그의 그림처럼 회색빛의 수수한 화강암 조각을 쌓아서 기념관을 지었다. 기념관 근처의 냇가 빨래터에는 붉은 고추잠자리가 세월을 잊은채 하염없이 맴돌고 있었다. 기념관에 걸려 있는 그림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그의 화첩에는 유달리 아기를 업은 여인이 많이 눈에 띈다. 대충 보아도 ‘절구질하는 여인’, ‘세 여인’, ‘노상’, ‘일하는 여인’, ‘봄’, ‘나물 캐는 여인’, ‘아기 업은 소녀’, ‘시장의 여인들’ 등 여인이 있는 곳이면 언제나 아기도 함께 있다.
 그중에서도 더욱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젖 먹이는 여인’이다. 아예 젖가슴을 활짝 열어 놓고 튼실한 사내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쪽진 여인의 모습은 우리 할머니가 그리고 어머니가 일하다 말고 새참 얻어먹으러 제 누나가 업고 온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이다. 여인이 가슴을 열고 젖을 먹이는 장면은 이 척박한 땅 위에 한 생명을 낳고 키워 가는 하늘이 준 가장 소중한 사명을 수행하는 숭고한 모습이다. 그리고 우리 고달픈 삶의 여정이 시작될 때 세상이 얼마나 달콤하며 포근한 것인가를 뼛속 깊이 새겨 준 추억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박수근의 그림은 참 알뜰하게도 그런 추억들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젖 먹이는 여인들
 함경도 풍산(豊山) 지방에 가면 금패령(禁牌嶺)이라는 높은 산이 있다고 한다. 함경남도 신흥군과 양강도 김형권군 경계에 있는 고개로 높이가 1,637미터나 된다고 하니 쉽게 넘나들 수 있는 고개는 아니다. 아주 오래전에 이 산 고개를 넘는 젊은이가 있었다. 헌갓에 낡은 도포를 걸친 이 사람이 멋모르고 이 고개를 넘어 내려오는 길에 그만 지쳐서 실신하고 말았다. 따뜻한 봄날이었던지 산 아래 사는 아낙들이 산채를 뜯으러 등성이에 올랐다가 다 죽어 가는 걸인 형색의 젊은이를 발견하였다. 그중에 젖먹이를 키우는 아낙이 있었던지 젖가슴을 풀어헤치고 그 사람의 입에 젖을 흘려 넣어 살렸다는 것이다. 낯선 남자에게 가슴을 풀어헤치고 젖을 먹인 이 여인은 금방 동네 여자들의 입방아에 오르게 되었고 그녀의 남편 박 서방은 화를 참을 수 없어 당장 아내에게 손찌검을 하게 되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지성으로 돌본 여인 덕에 목숨을 건진이 젊은이가 마을에 내려왔다. 그리고 자기 때문에 그 여인이 핍박을 받는다는 소식을 듣고 사정을 설명하려고 그 집을 찾아 갔다. 그렇지 않아도 아내의 좋지 않은 소문 때문에 속을 끓이던 박 서방이 바로 소문의 장본인이 나타나자 행패를 부리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주 절박한 곤경에 처하자 이 과객이 도포자락에서 무언가를 꺼내 보였다. 그것은 바로 암행어사의 마패였다. 기겁을 한 박 서방이 꿇어 엎드려 사죄를 했다. 어사는 박 서방 댁의 숭고한 행위에 대한 칭찬과 함께 그에게 마을 앞에 상당한 토지와 잉어가 자라는 연못을 보답으로 내렸다. 그후로 관직의 패를 가진 사람은 이 산마루를 함부로 넘지 못하도록 표시를 세웠는데 그때부터 이곳이 금패령(禁牌嶺)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젖을 먹여 사람을 살리는 이야기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오래전 어느 화첩에서 인상 깊게 본 ‘젖 먹이는 여인’ 그림 이야기가 생각난다. 푸에르토리코의 국립 미술관에 걸려 있는 그림이라고 소개되어 있었는데 언뜻 보기에는 좀 해괴망측한 장면이었다. 가슴이 풍만한 젊은 여인이 젖가슴이 다 드러나도록 풀어헤치고 앉아서 머리가 허옇게 센 늙은 남자를 안고 젖을 먹이는 장면이다. 여자는 무척 아름답고 피부가 흰 젊은 여인인데 비해 남자는 아주 늙었고 얼굴은 수척해 보이며, 더구나 자세히 보면 그의 두 손이 등 뒤로 묶인 채매우 불편한 자세로 여인의 가슴에서 젖을 빠는 모습이다.
 설명서에 기록된 대로는 두 남녀는 아버지와 딸인데 그 아버지 되는 사람이 푸에르토리코의 독립투사로서 오랫동안 옥고를 치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오랜 감옥생활에서 굶주림과 강제 노역 그리고 학대에 시달리다 더 이상 목숨을 지탱할 수 없게 되자 마지막으로 딸이 면회를 오게 되었다. 아버지는 극도의 영양실조로 실신할 지경에 있었고 면회 온 딸은 어떤 음식도 반입이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못한 상황이었다. 마침 딸은 아기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젖이 퉁퉁 불어 있었다. 딸은 기진해 죽어 가는 아버지를 안고 거침없이 가슴을 열어 젖을 먹이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의 아버지에게 사실은 젖보다 더 좋은 음식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푸에르토리코 국민들은 이 그림에 대해서 유별난 애착이 있다고 한다.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부모에 대한 효도를 이보다 더 잘 깨우쳐 주는 그림이 다시 없기 때문이란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 그림이 전혀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뜨거운 조국애와 부모에 대한 효(孝)를 이보다 더 절실하게 가르칠 수 있는 소재를 어디서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여인이 가슴을 열고 젖을 먹이는 장면은 이 척박한 땅 위에 한 생명을 낳고 키워 가는 하늘이 준 가장 소중한 사명을 수행하는 숭고한 모습이다. 그리고 우리 고달픈 삶의 여정이 시작될 때 세상이 얼마나 달콤하며 포근한 것인가를 뼛속 깊이 새겨 준 추억의 시발점이기도 하다.

 남자의 젖꼭지
 젖꼭지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가끔 궁금한 것 중에 하나가 남자의 젖꼭지는 왜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런 궁금증을 가진 사람은 나 혼자만은 아닌 모양이다. 사람들이 ‘젖꼭지 박사(Dr. Nipples)’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빌리 골드버그(Bily Goldburg)는 뉴욕의 한 의과대학 응급의학과 의사이다. 그는 ‘호기심 작가’로 알려진 마크 레이너(Mark Leyner)와 함께 <남자의 젖꼭지는 왜 있는가?(Why do men have nipples?)>라는 책을 써서 출판된 지 불과 25주 만에 100만 부 이상이 팔려 일약 유명해진 사람이다.
 젖꼭지 박사의 이론에 따르면 남자도 태어날 때는 여자와 똑같은 기능을 하는 가슴을 가졌다고 한다. 즉 아이들은 태어나서 얼마 동안은 남녀의 차이 없이 똑같이 성장하다가 여자들에게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분비되면서 남자와 여자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사실 남자도 여자처럼 유방의 기능을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으나, 여성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기능을 못한다고 설명한다. 남자도 여성 호르몬이 분비되면 여자처럼 젖을 먹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모양만 있고 제대로 기능을 하지 않는 남자의 젖꼭지에 대해서 하나님이 원래 사람을 창조하실 때 남자와 여자를 전혀 다른 별개의 존재로 창조하지 않으시고 같은 구조를 가지도록 이른바 ‘경제적 설계’를 하셨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남자와 여자는 대부분 같은 구조이지만 호르몬 분비에 의해서 차이가 난다고 한다.남성의 젖꼭지가 심장과 폐를 보호하는 쿠션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기도 하고 성욕을 자극하는 것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우스갯소리로 남자의 젖꼭지는 애기 엄마가 어디 가고 애기는 우는데 달랠 길이 없을 때 임시로 물리라고 있거나 아내와 함께 잠을 자다가 캄캄한 곳에서 앞뒤를 구분하라고 있다고도 한다. 어쨌든 아주 소용없는 것은 아닌 모양이지만 대개 모양만 있고 실속은 별로 없이 허세만 부리는 남자들의 속성을 경계하라고 하나님이 달아 주신 자명종 꼭지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 반면에 여성의 젖가슴은 휴대용 보온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는 셈이다. 엄마의 젖만큼 영양이 완벽하고 깨끗하며 보온이 잘된 신선한 음식을 이 세상 어디에서 다시 찾을 수 있으랴.남자들로서는 꿈도 못 꿀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이다.

 모유를 먹이면 이런 유익이 있다
 국제 모유수유 운동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인 한나 로트롭(Hannah Lothrop)은 모유만큼 아기에게 이상적인 식품은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것은 자연의 숭고한 가르침이며 아기를 가장 이상적으로 기르는 하나님이 정해 주신 최상의 선물이라는 것이다. 아기의 수분 부족을 채워 주며 우유에 비해 훨씬 소화가 잘 된다. 모유에는 중추신경계 발달에 중요한 성분이 들어 있으며, 각종 면역 물질과 항체를 포함하고 있어 감염 질환의 발생을 현저히 줄여 준다. 각종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질환을 막아 주는 성분이 풍부하다. 또한 습진, 임파종이나 당뇨 등과 같은 비감염성 질환의 발생을 줄인다. 충치 발생이 우유에 비해 현저히 적고 생체 이용률이 높은 철분을 함유하여 빈혈 발생이 적다. 모유는 인지능력의 발달과 정서적 안정을 높이고 사회성을 향상시킨다.
 모유는 아기에게뿐 아니라 산모에게도 유익한 점이 아주 많다. 아기가 젖을 빨 때 산모에게서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극치감을 느끼게 하며 이것이 자궁을 수축시키고 산후 출혈을 줄인다. 젖 분비를 촉진시키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배란이 억제되기 때문에 자연 피임 효과가 있다. 또 산후에 칼로리 활용이 높아져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된다. 수유 시에 프로락틴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것은 엄마의 면역체계를 활성화시킨다. 칼슘 대사를 촉진시켜 골다공증 발생이 줄어들고, 수유 시에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것을 줄여 자궁암이나 유방암, 난소암의 발생 빈도가 감소한다. 엄마의 젖은 가장 이상적으로 소독되고 보온된 이동식 젖병이기 때문에 아기의 감염성 질환을 줄여 상대적으로 의료비를 감소시키고 분유 및 관련 기구(젖병, 소독기구 등)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경제적으로도 많은 이득이 있다.

 젖을 먹이는 복
 그래서 이스라엘의 부조(父祖)인 야곱은 그의 자식들을 위해 복을 빌면서 요셉을 향해 이런 축복을 선언한 모양이다.
 “그가 너를 도우실 것이요 전능자로 말미암나니 그가 네게 복을 주실 것이라 위로 하늘의 복과 아래로 원천의 복과 젖 먹이는 복과 태의 복이리로다”(창세기 49장 25절).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것이 어찌 여인에게만 축복이겠는가.
 그것이 한 가족을 이어 가고 한 국가를 이뤄 내는 생명의 원천임을 누가 부인할 수 있으랴!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가급적 아기에게 젖 먹이는 것을 회피하려는 추세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하나님이 주신 이 많은 복을 저버리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여성의 미혼율이 늘어 가고 젊은 부부가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아기에게 제때에 젖을 먹이기 힘들다는 것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방법을 찾으면 아주 없지는 않다. 어떤 이유로든지 모유수유를 기피한다면 치러야 할 대가가 그리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질그릇 뚝배기처럼 투박하기 이를 데 없는 저 여인이 아기에게 젖을 먹이기 때문에 그토록 정이 간다는 것을 생각하며 박수근의 그림을 오래도록 들여다보다 돌아왔다.
 전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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