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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이변으로 스스로 멸종을 택한 호주 원주민 부족 헬스 포커스 | 2007년 7월호 34쪽
 
 말로 모건은 미국에서 호주로 건너와 살고 있는 자연치료법을 전공한 여의사이다. 그녀는 한 원주민 부족에게 초대 받아 3개월간의 부족성지여행을 마치고 1994년에 미국에서 <무탄트 메시지>라는 책을 펴냈다. 그녀는 이 책을 통해 호주 원주민들이 문명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세상에서 가장 맑고 순수한 영혼을 지닌 이 원주민 부족은 지상에서 사라지기로 즉, 아기를 안 낳아 스스로 멸종하기로 결정하고 이러한 결정을 문명인들에게 전할 메신저로 그녀를 선택한 것이다. 문명인들이 땅의 영혼을 배반한 결과,더위는 날로 심해지고 비 내리는 방식도 달라져 동식물의 번식이 크게 줄어들자 식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최근 유엔 산하 기후변화국가 간 위원회(IPCC)는 지구온난화현상이 갈수록 심해져 앞으로 70여 년 뒤에는 대부분의 동식물이 멸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말로 모건은 미국 캔자스시티에서 살 때 한 의학학회에서 만난 호주인의 초대를 받아들여 호주로 직장을 옮겼다. 도시 병원에서 의사로 근무하면서 한편으론 삶의 의욕을 잃고 약물에 취해 지내는 호주 원주민 혼혈 젊은이들에게 삶의 의미를 일깨워 주고 경제적 자립을 도와주는 일들을 직접지원해 왔다. 어느 날 그녀는 한 원주민 부족의 초청을 받아4시간이나 사막을 달려서 원주민 마을에 도착했다. 정화의식을 받기 위해 원주민이 준 누더기 같은 옷으로 갈아입어야 했으며 입었던 옷과 신발은 물론이고 운전면허증이나 현금, 반지, 다이아몬드, 시계 등은 모두 불속에 집어넣어야했다. 그녀는 한참 뒤에야 이 의식이 물질과 고정된 신념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 즉, 존재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 반드시 필요한 단계라는 것을 깨달았다. 마을 회의에서 원주민들은 그녀와 함께 호주 대사막을 횡단하는 긴 여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모두 예순두 명이 참여한 이 여행의 목적지는 대륙 중앙에 있는 거대한 암석 근처의 지하동굴이었다.
이곳은 원주민들의 성지로 그들의 역사와 문화가 기록된 박물관이다.

인간성과 생태계를 파괴해온 서구문명
 원주민들은 긴 여행을 하는 동안에도 식량을 전혀 갖고 다니지 않았다. 그들은 걷다가 배가 고프면 음식을 생각하고 주위를 살피는데, 이때 나타난 벌레나 뱀, 개미, 견과,과일, 씨앗들을 감사한 마음으로 간단히 조리해 먹었다. 말로 모건은 처음엔 이런 음식들을 절대 먹을 수 없다고 생각했으나 며칠 뒤 살아 움직이는 벌레만 보아도 입맛을 다시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들은 말수가 적었고 대부분 텔레파시로 서로의 마음을 읽어 말이 거의 필요 없었다. 십여 킬로나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동족들과도 텔레파시로 서로 정보를 교환했다. 또한 문자를 쓰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기억력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가 노래방이 생긴 이후로 노래를 거의 외울 수 없게 된 것과 같은 이치이다.
또한 그들은 아무리 사소한 말이라도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항상 즐거운 놀이를 하며 서로 돕고 나누며 살았다.
 문명인들처럼 자기의 이익을 위해 스스로 정당화하며 양심의 가책도 없이 거짓을 일삼는 따위의 행위는 없었다. 한편,올림픽 종목인 달리기 시합 같은 대부분의 스포츠를 놀이라고 생각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한 사람만이 승자이고 나머지는 다 패자여서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원주민들은 경쟁을 통해 패권만을 추구해온 문명인들을'무탄트'즉 원래의 인간과 다른 변종이라고 불렀다.그들은 이제 변종들이 땅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땅을 배반해 동식물이 줄어들어 식량이 고갈되면서 더 이상 자손들이 고통스럽게 살아가게 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스스로 멸종을 결정했던 것이다. 개인주의와 소비 중심의 사회, 모두가 서로를 이기기 위해 경쟁해야만 하고 과소비로 자신들이 사는 터전인 생태계를 무자비하게 파괴하는 일에만 몰두해 온 서구 문명인들 때문에 이제 이 세상은 더 이상 버틸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지구 기온이 1도 올라가면
 지구온난화현상이 갈수록 심해져 앞으로 70여 년 뒤에는 대부분의 동식물이 멸종할 것으로 예보됐다. 지난 2월 UN이 전 세계 130여 개국의 과학자 2,500명과 함께 연구해 보고한 충격적인 지구온난화보고서에 따르면 지구기온이 지금보다 1도 오르는 2020년엔 먼저 개구리,도룡뇽 등 온도에 민감한 양서류가 지구상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며 연쇄적인 생태계 붕괴가 시작된다. 바다 속 산호가 하얗게 말라 죽는 백화현상은 이미 호주에서 시작됐고 바닷물이 뜨거워져 서식지를 잃는 어류의 멸종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2050년 온도가 2도 이상 올라가면 지구상의 생물 가운데20~30퍼센트가 멸종하고 2080년이면 생물종 대부분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뜨거워진 지구는 지금 같은 물 조절능력을 상실해 위도가 높은 지역의 수자원은 일시적이나마 풍부해지지만 중위도와 적도 부근은 해가 갈수록 건조해져 2020년에는 인류의 4분의 1인 최대 17억 명이 물 부족에 시달리고 2080년에는 인류의 절반이 물이 없어 고통받게 된다. 반면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해안 지대는 침수되어 뉴욕과 상하이 같은 해안 지역 상당수가 제 모습을 잃고 투발루와 몰디브 같은 태평양 섬나라는 아예 사라질 것이다. 홍수와 태풍은 그야말로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 전체 인류의 20퍼센트가 홍수의 피해를 보게 된다. 인류가 체감할 무엇보다 큰 고통은 식량 부족이다. 아프리카와 동남아를 시작으로 전 세계 농작물 수확량이 크게 떨어져 2080년에는 1억 2000만 명이 기근에 시달리게 된다. 또한 갑작스러운 기후 변화로 사람들의 면역력이 떨어지고 진드기와 모기가 세계적으로 창궐해 알레르기나 전염병이 극성을 부릴 전망이다. 지난 1995년부터 2005년 사이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퍼센트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에는 오는 2100년까지 지구평균기온이 최대6.4도까지 올라가고 해수면도 지금보다 무려 59센티미터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때문에 북극의 빙하가 완전히 사라지고 수많은 해안 도시가 물에 잠길 뿐 아니라 엄청난 태풍이나 홍수, 폭염, 가뭄 등 지구는 이상기후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 부족이 심화되고 사막이 급격히 늘어나 지구는 더 이상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이 살아가기 힘든 생태적 공황상태에 처한다는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경고가 담겨 있다. 이제 우리 인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온난화의 재앙은 이 같은 자연재해로만 그치지 않고 재앙에 처한 국가들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쟁을 선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핵폭탄보다 더 큰 위협. 지구  온난화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가?
 만일 인류가 앞으로 10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여, 현재의 380ppm대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는 이산화탄소 농도를 450ppm 안에만 묶어 둘 수 있다면 이 같은 재앙의 진행을 어느 정도는 멈출 수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정점을 2015년까지 묶고 해마다 3퍼센트씩 줄여야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지구촌 가족들 모두의 큰 결심과 실천이 필요한 시점이다.인류 역사상 지구상에 사는 모든 인간과 생물계 전체에 대해 지구온난화처럼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은 아마 전무후무할 것이다. 이제 지구 위에 사는 인류와 생물들의 미래의 운명은 앞으로 10년 동안 인류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다. 1947년 과학자들이 핵전쟁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구종말시계(Doomsday Clock)는 2007년 2월 17일 현재 11시 55분을 가리켜 지구의 파국인 자정까지 5분 밖에 안 남은 급박한 상황임을 보여 주고 있다. 이젠 핵폭탄이나 테러보다 지구온난화가 더 큰 위협이 되었다고 한다.
 만일 지금처럼 누구나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고급 대형 승용차를 선호하고 큰 평수의 아파트에서 살길 원하는 환경파괴적인 가치관을 유지한다면 현대 인류 문명은 죄 없는 가여운 생태계와 함께 멸망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과학자들은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경제성 문제로 인해 결국 관건은 에너지 절약여부에 달려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서 지구온난화의 진원지인 산업체는 회사의 사활을 걸고 에너지 효율을 높여 나가야 하고 우리 모두는 생활 속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검소한 생활을 실천해야만 한다.

지구 미래를 생각하는 참살이
 몇 년 전부터 웰빙(well-being)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몸과 마음의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생활방식을 뜻하는 이 말은 식품을 비롯해 의류, 가구 등은 물론 주택에 이르기까지 온갖 상품을 선전하는 데 쓰이고 있다. 그러나 웰빙 추구는 오로지 사용자의 건강과 편안함만을 고려할 뿐 다른 사람이나 주변 환경에 대한 배려는 거의 무시하므로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가 지구상에서 살아남고 행복해지기 위해선 좀 더 거시적이고 이타적인 새로운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 자신의 웰빙뿐 아니라 이웃의 웰빙, 더 나아가서는 지구의 안녕과 지속성까지 생각하는 삶이 바로'지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참살이'즉, 로하스이다. 로하스(LOHAS,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는 미국 내추럴마케팅연구소(NMI)가 2000년 제시한 삶의 방식으로 정신적, 육체적 건강과 함께 환경과 사회 정의 그리고 지속 가능한 소비에 큰 가치를 두는 생활방식을 말한다. 독일같이 환경문화가 발전한 유럽에선 이미 로하스 상품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에너지 절약과 대기환경 개선 효과를 동시에 거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예쁜 경차들이 시내를 질주하고, 자연생태적으로 재배한 유기농 농산물 매장이 증가한다. 외모보다는 피부 건강을 지켜 주는 천연화장품을 선호하고, 패션도 자연소재를 썼는지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모두'지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참살이'족이 되어 기상이변으로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에 빠진 인류문명을 구하기 위해 검소하고 절약하는 친자연적인 생활을 해야만 한다.
 이기영
환경문화운동가 / 호서대 자연과학부 교수(kylee@office.hoseo.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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