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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포커스
봄철 알레르기 비염대처법 헬스 포커스 | 2007년 4월호 22쪽
 
 유난히 따스했던 지난 겨울. 큰 추위가 없었던 탓인지 예년에 비해 마음의 봄도 일찍 찾아온 듯하다. 만물이 생동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시기인 봄이 되면 우리의 몸과 마음 역시 계절의 영향을 받아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며 오장육부와 근골의 활동이 왕성해진다. 집 안에 웅크리고 있기보다는 자꾸만 밖으로 나가고 싶어지는 게 당연지사. 그런데 이런 화창한 봄날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있으니 바로 건조한 날씨와 황사다. 올해는 특히 지난 겨울부터 예고해왔듯 사상 최악의 황사가 불어닥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벌써부터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다.
 그러나 이맘 때가 가장 두려운 사람은 뭐니뭐니해도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일 것이다. 대기가 불안정한 것을 틈타 꽃가루나 곰팡이 등이 바람에 날리면서 코를 통해 기도 내로 유입되고, 건조한 날씨 탓에 미세한 먼지와 분진은 다량 날리고, 또 일교차가 커지면서 찬 공기로 자극받는 일이 잦아지면 알레르기 비염은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된다.

감기와 알레르기 비염의 차이
 환절기 터줏대감인 감기에 걸렸다 해도 3~4일, 길어야 일주일 정도면 거의 회복이 되는 반면에 알레르기성 비염은 한 달 이상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알레르기성 비염을 감기로 혼동할 여지가 많은데, 일주일 이상 치료를 받아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알레르기일 확률이 높다. 감기와 다른 점이 있다면, 감기는 하루 종일 콧물이 흐르고, 코가 막히면서 고열, 삭신이 쑤시는 증상을 몰고 오지만, 알레르기성 비염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주로 발작적인 재채기가 나게 하고 맑은 콧물을 하릴없이 흘리게 만든다. 또한 코나 눈 주위가 몹시 가려운 것이 특징이다. 한 번 가렵기 시작하면 아무리 그 주변을 긁어도 가려움증이 멈추지 않고, 동시에 머리가 무겁고 아프며 기억력이 점차 떨어지게 되므로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최근 학회 보고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25퍼센트가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고 있다고 한다. 특히 어린이들이 성인에 비해 2배 정도 많아서 아이들에겐 알레르기 비염이 국민병이나 다름없을 정도다. 또한 수험생의 경우에도 알레르기 비염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염으로 인하여 호흡이 원활하지 못하면 뇌로 공급되는 산소의 양이 줄어들어 집중력이 저하되고, 학습능률이 떨어진다. 이럴 경우, 수시로 맑은 공기를 마시거나 공부방을 환기시키고 건조하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상에 얼굴을 숙이고 앉아 장시간 책을 들여다보는 습관은 고치는 것이 필수다. 그리고 성장기에 코막힘 등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성장호르몬 분비가 제대로 되지 않아(수면 중 성장호르몬 분비가 가장 많음.) 정상적으로 키가 크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잠을 푹 자는 것은 키를 크게 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대처 방법
 그렇다면 알레르기 비염의 완치는 가능한가? 한마디로 알레르기 비염은 단번에 치료가 어렵다. 단순히 콧물을 멈추게 하는 치료보다는 원인이 되는 항원 물질을 찾고, 외부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심폐기능을 강화시키고,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무리하지 않는 생활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실내 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코 점막을 건조하지 않게 하기 위해 실내 습도를 40~50퍼센트 정도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울러 생강과 계피를 2대 1비율로 달여 아침과 잠자기 전에 수시로 마시면 증상이 크게 완화된다.

또한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사람들은 너무 짜지 않은 소금물로 비강을 세척하면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소금물로 세척하는 것이 힘든 사람은 약국에서 생리식염수를 사서 고개를 뒤로 젖힌 뒤, 스포이드나 스폰지를 이용해 식염수를 코에 집어넣는다. 콧물과 코딱지 등이 식염수와 함께 목구멍을 통해 나오면 이것을 뱉어내는 식으로 한다. 알레르기 비염이 오랫동안 진행되고 치료가 늦어지면 만성염증으로 콧속의 점막이 충혈되어 붓게 되고 이것이 만성축농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흔히 비염은 체질적으로 냉한 사람에게 많이 발생한다.인체에 냉기가 내습하면 찬 기운에 오장육부의 균형이 깨져 기혈순환이 원활하지 못하여 면역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이런 냉증 타입의 사람들은 몸을 따뜻하게 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밤, 사과, 연근, 무, 생강 등 성질이 따뜻한 음식을 먹고 바나나, 배, 감, 주스 등 성질이 찬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생활습관을 바꾸는 노력이 중요
 보통 알레르기 비염은 환절기인 이맘때가 가장 심하지만 최근에는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이 아니더라도 그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는 주거 환경의 변화를 원인으로 들 수 있는데, 침대 매트리스나 천으로 된 소파 등 집먼지 진드기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의 털이나 배설물도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평소 물걸레질을 자주 하며 집 안의 먼지를 최소화하고 소파나 이불을 햇볕에 자주 말려 주는 생활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인스턴트 식품과 밀가루 음식에 많이 들어 있는 향료, 색소, 방부제 등의 인공화학 첨가물 역시 인체 내에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기 쉬우므로 자제한다. 대신 녹황색 야채를 하루에 두 접시 이상 섭취하면 점막이 강화되면서 비염이 좋아진다.
 가정에서 알레르기성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영지버섯과 대추, 감초를 같은 양으로 달여 하루 수차례 복용하면 상당한 효과가 있다. 그중 영지는 항알레르기 작용이 특히 강하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

 알레르기 질환의 가장 큰 적은 무엇보다도 스트레스다. 마음을 편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 매번 찾아오는 환절기가 무조건 괴로운 계절이라 치부하고 포기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생활습관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시간은 흘러가고 어김없이 계절은 바뀐다. 신이 주신 복인 계절의 변화를 올 봄에는 충분히 만끽하면서 온전한 나의 시간으로 만들어 보자.
 안병철
경희대 한의과 대학 교수 역임. 대전대 한의과 대학 겸임 교수. 목동 참사랑 경희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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