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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코, 목 이야기(4) - 코로 생기를 불어넣으신 이유 재미있는 인체 생리 | 2008년 2월호 40쪽
 오래전에 다카하시라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일본 이비인후과 의사가 한국에 와서 우리나라 최고위 정치인(전직 대통령) 중 한 분의 코 수술을 했다고 한다. 수십 년간 축농증 때문에 코로 숨을 쉬지 못하고 그로 인한 심한 두통으로 고생해 온 터이나, 당시는 코수술을 하면 재발이 잦고 좋지 않다는 속설이 지배적인 시절이라 국내의 어느 의사도 선뜻 그 정치인의 코를 건드리려고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성공적인 수술을 받고 난 후 그는 생전 처음 코로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시는 경험을 했으며, 만성적인 두통에서 해방된 후 자신이 은퇴를 하면 세계적인 코 연구소를 설립해 줄 터이니 자신과 같이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일해 줄 것을 다카하시 박사에게 제의했다는 일화가 있다. 이처럼 코의 불편함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의외로 많으며 그 고통 또한 상당히 크다. 사람은 생기를 코로 불어넣음으로써 창조되었기 때문에 코를 통해 숨을 쉬고 살게 되어 있다. 입으로 하는 구강호흡보다 코로 하는 비강호흡이 생리적으로 훨씬 더 건강에 좋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코에는 최첨단 공기조절장치가 있다
 젖을 빠는 어린아이가 코감기에 걸려 코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면 젖을 잘빨지 못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된다. 이처럼 사람이 코로 숨을 쉬지 않고 입으로 숨을 쉬면 많은 문제가 생긴다. 코는 폐에서 사용될 공기의 온도, 습도를 가장 적합하게 맞춰 주며 공기 양도 적절하게 조절해 준다. 구강호흡은 심한 운동을 하여 더 많은 공기가 필요한 경우에만 보조적으로 사용하게끔 만들어졌으며, 지속적인 구강호흡을 할 경우 입과 목에 염증이 쉽게 유발되며, 안면과 치아 성장에도 나쁜 영향을 초래한다. 코는 들이마시는 공기를 우리 몸에 가장 적합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 매우 특징적인구조로 되어 있으며, 온도, 습도, 공기의 속도 등을 민감하게 감지하는 신경센서들이 있다.
 코 안에는 비갑개라고 하는 매우 역동적인 기능을 하는 발기조직이 좌우에 각각 3, 4개 있는데, 코의 구조에 맞게 혈액 양을 조절하여 공기의 저항을 적절하게 유지해 주고 공기를 코 안에 골고루 퍼지게 하며 공기와 접하는 비강 면적을 넓게 함으로 여러가지 조절을 용이하게 해준다. 가끔 자신의 코를 거울로 들여다보거나 손가락을 넣어 만질 때 코안에 혹 같은 것이 있다고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데 대부분 정상적인 비갑개인 경우이다(그림 1, 2). 그러나 심한비중격 기형이 있거나 약물 혹은 알레르기 등으로 비갑개 조절기능에 이상이 오면, 비갑개가 지속적으로 커지는 비후성비염이 생겨 코가 계속해서 막히거나, 중력에 의해 코가 충혈되는 불편한 증상이 나타난다. 코가 공기의 양등을 조절해 주는 기능은 비주기(nasal cycle)라는 현상으로 코의 좌우가 평균 4~12시간 주기로 비갑개 등의 코 점막의 혈액양을 증감시켜 수축과 팽창이 교대로 일어난다. 이것은 온도, 습도와 몸의 자세 등에 따라 강화 혹은 약화되어 들어오는 공기의 저항을 적절하게 유지시켜 주는데 좌우의 코가 서로 일을 나누어서 하는 셈이다. 실제 한쪽으로 누워 있으면 몸의 압력수용체에서 이를 감지하여 같은 쪽 코는 폐쇄되고 반대쪽 코는 넓어져 공기의 유입을 원활하게 하여 몸에 눌려 있는 폐보다는 반대편 폐로 공기가 더 많이 들어가도록 조절해 준다.

 우리가 코로 숨을 들이쉬면 두 콧구멍으로 동일한 양의 공기가 들어가는 것같이 느껴져도 실제로는 한쪽 구멍으로 대부분의 공기가 유입된다. 평상시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못 느끼지만 코감기에 걸리면 특히 누웠을 때 코가 번갈아 막혔다 뚫렸다 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코는 하루에 15세제곱미터의 공기를 흡입한다. 그러나 유입되는 공기는 외부 온도와 습도에 관계없이 항상 온도 31~37도, 습도 75~95퍼센트를 유지한다. 온도 조절은 자율신경계에 의해 이루어지며 공기가 콧속을 통과할 때 비중격과 비갑개의 점막을 통해 적절한 대류현상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진다. 이와 같이 코를 통해 들어오는 공기는 우리몸의 필요와 환경에 따라 가장 적합한 형태로 조절될 수 있다.

둘째, 코는 우리 몸의 강력한 일차 방어선(防禦線)이다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 속에는 온갖 먼지와 유해물질이 있는데 이것들이 몸 안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콧속에는 공기청정기와 같은 강력한 방어작용을 한다.
 연기나 오염물질, 흡연 등의 유해자극이 들어오면, 우선코 점막의 감각신경계에서 여러 신경효소(Substance P)나 브래디키닌(Bradykinin)을 분비시켜 강한 자극감을 느끼게 하여 재채기, 기침을 유발시킴으로써 유해물질을 밖으로 내보내거나, 분비물을 증가시켜 콧물이 나와 코에 붙은 이물질을 씻어 내고, 혈관확장을 시켜 코가 막히게 하여 더 이상의 유해물질이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는 다양한 반사작용이 나타난다. 흔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이 먼지나 꽃가루에 노출되면 재채기, 콧물, 코 막힘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우리몸을 알레르기 유발물질에서 보호하려는 일종의 몸의 방어 기능이 과다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기계적인 노력에도 남아 있는 유해물질은 코 점막의 풍부한 분비액과 섬모(cilia)를 통한 수송기능으로 배출될 수있다(그림 3). 이 기능은 기관지, 폐 등 하부호흡기에 대한 코의 방어작용에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코의 분비액은 코 점막의 표면 세포층과 공기층 사이에 있으면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주는 역할을 하며, 코로 들어오는 작은 크기의 이물질을 포획하거나 용해시켜서 섬모의 도움을 받아 밖으로 배출하는 자체 청정역할을 한다. 섬모는 코뿐 아니라 귀나 호흡기 점막에 골고루 분포하는데, 갈고리 같은 끝부분이 앞뒤로 구부러지는 운동을 일정한 방향으로 초당 12~18번 반복하여 유해물질을 밖으로 이동시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그림 4).이와 함께 콧물 속에는 면역글로불린 A, 락토페린(Lactoferrin) 그리고 리소자임(Lysozyme) 등의 면역 효소와 콧물의 끈적끈적함을 결정해 주는 여러 점소(mucin) 중 여러 개가 면역작용을 하며, 이외 비만세포, 거식세포,백혈구, 호산구 등 면역작용에 관여하는 세포와 물질 등이 포함되어 있어 유해한 항원이나 미생물에 대한 강력한 방어작용을 수행한다(그림 5).

셋째, 코에는 화학적 레이더장치인 후각기능이 있다
 청각이 달팽이관을 자극하는 20~20,000헤르츠의 다양한 진동수를 가진 물리적인 음파의 진동에 따라 결정되는 우수한 감각기관이지만 진동수라는 단순한 변수로 결정되는 비교적 단순한 구조이다. 반면, 후각은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수십만 개의 화학분자를 감지하는 매우 복잡한 감각기관이다(그림 6). 비록 생존에 필수적인 기능이 아니라 그동안 등한시되어 왔던것도 사실이나 삶의 질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위 웰빙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이 높아져, 지난2004년도에는 노벨의학상이 후각연구자에게 돌아가기도 했다. 냄새를 맡는 후각세포는 콧속의 천장에 해당하는 부위에 대부분 있으며, 일종의 신경세포로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외부로 노출되어 있고 재생이 가능한 중추신경세포이다. 보통 호흡할 때 들어오는 공기의 5~10퍼센트 정도가 후각세포가 있는 콧속 천장을 통과하지만 냄새를 맡을 때는 15~20퍼센트까지 통과하며 약 10,000종류의 냄새를 감별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어떻게 해서 이런 냄새를 인지하고 구별하는지는 아직 정확한 기전을 모르고 있다. 그러나 사람의 후각기능은 코를 통해 숨을 쉬어야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다.

 그런데 이토록 섬세하고 안전하게 만들어진 코도 오염되고 무절제한 생활환경 속에서 더 이상 정상 기능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알레르기비염, 과민성 비염 그리고 혈관 운동성 비염 등 수많은 만성 비염환자가 늘어나고 있고 흡연의 증가와 여러 화학적인 물질에 의한 오염, 약물남용 등으로 코로 숨을 못 쉬고 냄새를 못 맡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신체 지수는 과거보다 나아졌을지 모르나 우리의 실제적인 웰빙 상태는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 매일같이 작은 코로 숨을 쉬고 코로 냄새를 맡고 살 수 있음에 항상 감사할 따름이다.
 전영명
아주대 의대 이비인후과 교수, 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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