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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선 수술을 하면 면역 기능이 저하 되나요? |
건강한 귀 코 목 | 2002년 3월호 33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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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독특한 신체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편도선이라고 불리는 면역 체계이다. 흔히 편도선이라고 불리는 구개편도,혀뿌리에 있는 설편도, 목 후벽에 퍼져 있는 인두편도 그리고 유· 소아에서 주로 관찰할 수 있는 아데노이드편도 등이 하나의 원형을 이루어 입이나 코를 통해서 들어오는 세균 혹은 바이러스 등이 몸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 준다. 그런데 이 편도선을 제거하면 과연 문제가 되는가? 수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편도선염으로 인한 여러 합병증 등을 이유로 제거해야 한다고 하고, 수술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를 제거할 경우 몸의 면역 기능이 저하되며, 특히 창조주께서 필요 없는 기관을 만들지 않으셨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한다. 의학계 내에서도 이것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있다. 그렇다면 환자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하나? 이러한 딜레마는 조금만 생각해 보면 쉽게 판단할 수 있다. 문제는 우리가'예, 아니오'라는 극단적인 해답을 얻으려고 하는 데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분명히 수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이 있는 반면, 절대로 도움이 안 되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편도선 수술을 해서 구개편도를 제거한다고 해도 다른 편도조직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되며, 어떤 경우에는 면역 기능의 변화로 인해 세균이 집단 서식하는 본거지가 되기도 한다. 이것이 더 나빠지면 편도선 악성종양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최근 발표되는 연구 논문들에 의하면 편도선 수술 후 면역 기능은 수술 전과 차이를 보이지 않으며, 일시적인 저하를 보이는 경우에도 수개월 내에 보상이 된다. 또한 어린아이들의 경우 비대해진 편도선으로 인해 생기는 안면기형이나 수면 무호흡증 등 매우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잘못된 편도선을 정상으로 돌릴 수만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매우 어렵고 또한 좋아진다고 해도 이미 야기된 문제들은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경우 수술은 반드시 필요하다. 1960∼1970년대 무분별한 수술로 인해서 미국인 성인 중 구개 편도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무절제한 수술은 더 이상 시행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극단적인 판단보다는 전문가와 상의해서 현명한 판단을 한다면 편도선 수술은 나빠진 건강을 되살리는 데 분명 도움을 줄 수 있다. 세균을 죽여 우리를 보호하려고 창조되었으나, 오히려 세균의 소굴로 바뀐 편도선으로 인해 고통받았던 환자가 편도선을 완전히 제거한 후 회복되는 것을 자주 접하게 된다.
아주대 의대 이비인후과 교수, 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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